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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보관
  와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태어나서 성숙한 경지에 이르는 기간이 있고, 다시 성숙한 기간이 유지되는 기간, 그리고 쇠퇴하여 부패되면서 와인으로서 가치를 잃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각 단계별 기간은 와인의 타입에 따라 틀려진다.

대체적으로 알코올 농도가 높고, 탄닌함량이 많을수록 숙성기간이 길고 보관도 오래할 수 있다. 같은 타입의 와인이라면 보관상태에 따라 그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와인은 만든 지 1~2년 내에 소모되지만, 값비싼 좋은 와인은 10년, 20년 보관해 두면서 숙성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와인을 보관한다는 것은 와인의 선택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원칙적으로 와인이 들어있는 병은 눕혀서 보관한다. 그 이유는 세워서 오래 두면 코르크마개가 건조해져서 외부의 공기가 침입하여 와인을 산화시키기 때문이다. 와인이 산화된다는 것은 식초로 변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눕혀서 보관하면 와인이 코르크마개로 스며들어 코르크가 팽창하므로, 외부로부터 공기가 들어올 수 없다. 또 와인의 산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햇빛을 포함한 강한 광선, 높은 온도 그리고 심한 진동이다.

우수한 품질의 레드와인을 몇 년이고 보관하여 숙성된 맛을 즐기려면 위와 같은 점에 세심한 대책을 세우고 저장해야 한다. 햇빛이 없고 진동이 없는 장소의 선택은 어렵지 않지만, 이상적인 온도로 저장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이상적인 온도는 10˚C 정도인데, 이 온도는 특별한 장치가 되어있지 않으면 지속시킬 수가 없다. 그러나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20˚C 온도에서 보관해도 그 온도의 변화가 심하지만 않다면 몇 년 정도는 문제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식품의 저장에서, 온도의 높고 낮음보다 심한 온도의 변화가 훨씬 식품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런 정도라면 보통 가정에서는 지하실이나, 에어컨이 잘 된 집이라면 별로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호텔 레스토랑이나 일류 레스토랑은 와인을 보관하는데, 냉장창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프랑스의 전통 있는 포도원은 지하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와인 병 표면에 두터운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낄 정도로 어둡고 서늘한, 안정된 곳에서 와인을 보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외국의 이름 있는 와인은 출고 당시의 가격과 3~4년 후의 와인가격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수가 있다.

즉 이 와인을 마셔본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서 와인의 평판이 소문으로 돌면서 수요가 늘어나자 값이 오르게 된 것이다. 다시 팔면 5~10배의 장사가 될 수 있겠지만, 어느 나라든지 일반인의 와인거래는 금지되어 있다. 이런 경우 와인을 적절한 환경에서 보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가끔 식사를 하면서 와인을 마시는 경우면, 한 두 병 여유를 갖고 있으면 되니까 보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지만, 평소 와인에 대해서 깊은 관심이 있고, 식사에 따라 와인을 고를 정도가 된다면 여러 병 구입해서 보관해야 하고, 취미로써 와인을 수집하는 경우는, 와인의 저장법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크류 캡으로 된 와인이나 일반주류는 세워서, 코르크마개로 된 와인은 눕혀서 보관한다.
병 숙성 (Bottle aging)
  병 숙성은 병입 다음에 일어나는 와인의 변화를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병입된 와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의 변화는 지속적인 산소의 흡수 없이 일어나는 반응이다. 코르크와 와인 사이에 있는 헤드 스페이스에 갇힌 공기는 한달 내 와인에 흡수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는 와인을 주입하기 전에 빈 병에 들어있는 공기를 질소가스로 치환하여 헤드스페이스의 산소를 제거한다.

또 코르크가 건조되거나 느슨해지면 공기가 들어가 와인과 접촉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와인이 산화 혹은 부패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화이트, 로제, 가벼운 레드, 그리고 피노 셰리까지는 병입할 때가 가장 좋은 상태이다.

극히 적은 양의 세계적인 고급 와인은 병입 후 2년 정도 지나면 좋아진다. (이 와인은 나무통에서 이미 숙성된 것임을 명심할 것) 값싼 와인은 될 수 있으면 최근 빈티지의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화이트와인으로 2~3년 정도 지난 것은 대체로 그 맛이 변질된 것들이 많다. 그러나 고급 레드와인 즉 빈티지 포트, 고급 보르도, 캘리포니아 까베르네 쏘비뇽, 이탈리아의 바롤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등은 몇 년 동안 병에서 숙성시키면 탄닌의 거친 맛이 부드러워지고, 맛이 다양해진다.

그리고 고급 화이트 즉 부르고뉴,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등도 병 숙성으로 맛이 풍부해지고 복합적인 맛을 갖게 된다. 쏘떼른느나 늦게 수확하는 독일의 리슬링 등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병 숙성을 오래하면 맛이 최고일 때가 있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 보관한 와인은 그 질이 천천히 저하되고 있는 것이다.
와인의 숨쉬기 (Breathing)
  레드와인의 경우 맛을 개선하기 이해 서빙하기 전 30분 내지 한시간 전에 코르크를 따 놓으면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와인의 숨쉬기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와인의 공기접촉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코르크를 따서 둔다고 했을 때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적은 병구의 직경만 한 면적인데, 한시간 혹은 그 이상 둔다고 해서 공기와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이다.

가장 효과적인 공기접촉의 방법은 디켄팅이나 다른 용기에 옮기는 것이다. 디켄팅이 여의치 않다면 차라리 글라스에 따라 놓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공기접촉이 실제로 와인의 맛을 개선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디켄팅은 영와인에 있는 탄닌의 거친 맛을 부드럽게 개선할 수 있지만, 신선한 풍미가 사라지게 된다.

올드와인인 경우는 침전물을 제거할 수 있지만, 서빙하기 직전에 하는 것이 좋다. 왜냐면 15~20년 된 것은 디켄터에서 오래있으면 약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경험과 취향에 따른 문제이다. 와인을 서빙하기 전에 개봉해두면 맛이 좋아진다는 말은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이 이론에는 다음 몇 가지 이유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스틸와인이면서 탄산가스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이 가스를 없앨 수 있다. 또 와인에 좋지 않은 발효취가 남아 있을 경우 특히 역치 근처일 경우 탄산가스와 같이 날아간다.

숙성 중에 미생물에 의한 변화 때문에 나쁜 냄새가 나는 경우도 개선될 수 있다. 와인에 아황산이 너무 많을 경우도 이 가스가 날아가므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와인을 미리 개봉하거나 디켄팅하여 바람직한 향이 증가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0분이나 1시간 가량의 짧은 시간에 무슨 화학반응이 일어나 우리가 인식할만한 좋은 향이 나올 수 있겠는가? 오히려 디켄팅한다면 바람직한 향이 유실될 우려가 있다. 물론 바람직한 변화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공기 중에 오래 방치하면 오래된 레드와인은 오히려 급격하게 그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차라리 디켄팅은 올드와인보다는 영와인에 적합하다. 디켄팅은 침전물 제거에는 필요하다. 그러므로 개봉과 디켄팅은 서빙 직전에 하는 것이 더 낫다.


많이 알수록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
『고급 레드와인은 몇 년 동안 병에서 숙성시키면 탄닌의 거친 맛이 부드러워지고, 맛이 다양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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