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서강학보 2009년 6월 8일자 수습기획 - 특기를 살린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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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어르신, 영정사진 찍으세요" 봉사단 동행해 보니… | 현장스케치 동행
2010.04.19 13:45  ⓒ 따스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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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언젠가는 누구든 생을 마감하기에, 조심스럽지만 꼭 필요한 일이 바로 ‘영정사진’을 찍는 일이다.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겸허한 마음으로 이 순간을 대한다. 이런 영정 사진을 찍어 주는 봉사 클럽이 있어 함께 참여해 봤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는 영정사진 봉사클럽 ‘뷰티풀 (Veiwtiful)’.



뷰파인더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뜻을 담아 어느덧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장수 동호회다. 초반엔 수십 명의 동호회원들이 있었지만, 사비를 털고 금 같은 주말시간을 봉사하는 데 쓰기는 쉽지 않을 터. 현재는 12명의 고정 멤버들이 남았다고 한다. 이 날 모인 동호회원들 역시 몇 년 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장수 멤버들이었다. 하루 잠시 참여하는 나였지만 동호회원들은 따뜻한 미소로 맞아 주었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는 4월의 일요일 오전 10시. 서울노인복지센터 별관 한 쪽에서는 영정사진을 찍기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봉사자들은 모두 자신이 맡은 일에 이미 익숙한 듯한 손놀림이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와 연계해 이 곳에서 고정적으로 봉사를 한 게 벌써 3년 차예요. 처음엔 한 번에 30명, 복지센터 회원인 65세 이상의 어르신들 대상으로 신청 받다가 횟수가 늘어나면서 60세 이상의 회원으로 바꿨어요.” 뷰티풀 클럽회장 오봉연씨는 더 많은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닌 게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오신 분들은 대부분 ‘영정 사진’ 이라기엔 꽤 정정해 보였다. 바랜 양복이지만 정갈하게 갖춰 입고, 중절모를 쓰신 모습이 아직은 중년 신사의 모습이었다. 영정 사진이 ‘효도 장수 사진’ 이란 별칭이 붙으면서 부담감이 줄은 탓도 있는 듯하다.

“접수한 순서대로 간단한 화장 받으시고 촬영 하실텐데요, 저희들 다 손자 손녀 뻘이니까 절대 부담 갖지 말고 편안히 찍으시면 돼요.” 촬영이 시작되기 전, 동호회원인 윤기섭씨는 어르신들이 잘 들으실 수 있도록 시원하고 또박또박한 말투로 설명을 드렸다. 우리가 복지센터 직원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어른들은 눈을 마주치면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셨다.



“아휴 이렇게 귀한 걸... ” 화장을 받고 대기 중이던 손기녀 할머니는 인사를 나누자, 손을 꼭 잡으며 이야기를 건네셨다. “나이가 드니까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어. 근데 자식들이 멀리 살면서 매번 챙겨줄 수도 없잖아. 마음 쓰는 것도 원치 않고. 어디 병나면 혼자 병원에 며칠 입원해 있다 오고 그래.”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머니의 마음. 그러나 집 안에만 갇혀 있기엔 너무도 외롭고 쓸쓸한 여생이기에 복지센터 회원이 되어 강습도 받고 또래 어르신들과 친구도 맺는다. 한복을 입고 옅은 블러셔를 칠하니 마치 고운 소녀 같다.

화장은 정화예술학교의 강갑연 교수님이 맡으신다. 너무 과하거나 인상이 달라지지 않도록, 한 분 한 분의 느낌을 살려드리는 정도. “예전에 한 어른은 밖에서 노점상을 하는 분인데, 어디 길가에서 주워다 바르셨는지 입술에 크레용 같은 걸 칠해 오셨더라고요. 그걸 지우고 다시 화장을 해드리면서 눈물이 다 난 적도 있어요.”



화장이 마무리 되면 순서대로 카메라 앞에 앉는다. 앞서 편안하게 찍으시면 된다 말씀드렸건만, 사진을 찍는 동안은 모두 경직 그 자체다. 긴장된 어깨, 갸우뚱한 고개, 어떻게 놓아야 할 지 몰라 하는 손. 봉사자가 사진 구도에 적합하도록 고개와 옷매무새를 잘 다듬으면, 모든 셋팅은 완료다. “약간 미소를 머금어 주시고요, 네 그 상태로! 자, 찍습니다 ~ ” 찰칵.

이 날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분들은 대체적으로 매우 점잖으셨다. “와서 우시는 분들도 많고, 찍어드린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8년 동안 정말 난처한 경우도 많이 있었죠. 가끔은 침통한 분위기일 때도 있는데, 오늘 같은 분들은 아주 신사적인 거예요.” 아닌 게 아니라, 이 날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분들은 차례를 기다리면서, 화장을 받으면서 허허 웃는 모습들이었다.



한 할아버지는 “연예인이 된 기분이다. 내 평생 화장도 받아보다니” 하시며 화장을 하는 내내 싱글벙글 하셨다. 물론 착잡한 마음을 내비치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 나오면 장롱에 숨겨 둬야지. 이제 갈 날만 기다리면 되는 거지 안 그래.”  봉사 현장에 처음 있어본 나로서는 헛헛한 뒷모습에 그저 “감사합니다. 조심히 살펴 가세요.” 하는 말밖에 드릴 수 없었다.

“오랫동안 해온 일이라 그런지 ‘봉사를 해야 한다’ 는 부담감이나 ‘봉사를 한다’ 며 내세울 건 없어요. 제게는 그냥 한 달에 한 번,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상이니까요.” 이들에게는 ‘특별한 봉사 자리’가 아니다. 액자에 담긴 사진을 받고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좋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 이것이 지금껏 동호회 모임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이다.

보건복지부 대학생 기자 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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