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SSELBLAD 503CW, CFE 80mm, FUJI VELVIA 50 철학자 헤겔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마음을 닫는 것도 여는 것도 모두 당신의 자유입니다. 다른 사람이 강제로 열거나 닫을 수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과거의 상처와 원망, 미움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마음을 닫아 버렸다면 당신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뿐입니다. 왜냐고요?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당신의 마음 안쪽에만 달려 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마음의 문에 채워진 자물쇠를 열고 손잡이를 돌리는 것입니다. 그때 자물쇠를 여는 것은 지금까지 용서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마음을 용서..
HASSELBLAD 503CW, CFE 80mm, FUJI VELVIA 50 가난하다는 것은 궁핍이 길든 시간에도 소유를 고집하지 않는 따듯한 눈길이다 명예도 부도 가까이 근접하지 못하는 가장 낮은 자리 쉽게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그대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비움 추위에 덧댄 표정도 온화한 것이다 가난하다는 것은 사소한 꿈에 감사할 수 있는 영혼이 바람부는 행길에 나앉아 있어도 안락의 집을 짓지 않는 외로움 누추한 포장마차에서 한 잔의 소주로 허기를 이기고 하루를 접는 고요한 실어증이다 가난하다는 것은 순결한 눈망울로 반기를 들지 않는 쓸쓸하고 고독한 이해의 우물이다 꼬깃거리는 가슴을 살며시 펴고 과욕하지 않는 편한 마음에 오로지 헛헛한 미소로 밤이면 그리워해야 할 하늘에 별을 헤고 하롱하롱 세월의 소리를..
HASSELBLAD 503CW, CFE 80mm, ILFORD DELTA 100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 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한용운 -
Ensign Selfix 820, Ross Xpres 105mm F3.8, FUJI PROVIA 100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 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다람쥐들 찾아와 인사하고 풀꽃들 눈짓하는 곳 우리 함께 앉아 쉴 작은 바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보고플 때면 그곳에서 같이 만나 오소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고 노래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 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찾아내었으면 좋겠습니다. - 용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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