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T90, nFD 50mm, ILFORD DELTA 100 행복이라는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곳은 결코 비옥한 땅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절망과 좌절이라는 돌멩이로 뒤덮인 황무지일 수도 있습니다. 한번쯤 절망에 빠져 보지 않고서 한번쯤 좌절을 겪어 보지 않고서 우리가 어찌 행복의 진정한 값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절망과 좌절이라는 것은 우리가 참된 행복을 이루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입니다. 따라서 지금 절망스럽다고 실의에 잠겨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지금 잠깐 좌절을 겪었다고 해서 내내 한숨만 쉬고 있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입니다. 절망과 좌절이라는 것이 설사 우리의 삶에 바윗덩어리와 같은 무게로 짓눌러 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무사히 들어내기만 한다면, 그 밑에는 틀림없이 눈부시고 찬..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다 내집뒤에 나무가 하나 서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때 그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다 - 류시화 -
성난 파도 헤치고 먼길 돌아와 휘어진 세월의 옹이진 자리 먹빛 짙은 하늘아래 혼자라는 외로운 공포 속 그리움의 빛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감싸주는 외로운 섬 해무 (海霧)를 뚫고 가뭇하게 떠올라 하얀 물거품으로 산화되는 기약없는 슬픈 영혼을 울부짖으며 자조 섞인 웃음으로 세상에 태어나 하늘에 맞닿은 수평선 기폭처럼 펄럭이는 눈물을 흩뿌려도 혓바늘처럼 돋아나는 긴긴날 서러운 모래톱 세우며 황혼의 노을빛에 자지러져도 언젠가는 잊혀져 가는 아련한 추억의 망망대해 그리움의 긴 낙조로 잠드는 구나 - 박장락 -
스르륵 눈 감으면 보이는 너의 모습 숲 속의 요정처럼 하늘의 천사처럼 잠자는 마음 두드려 내 영혼을 깨우려 꿈처럼 다가오는 女人의 입맞춤은 사랑의 향기일까 戀人의 숨결일까 태초의 모습 일으켜 사는 꿈을 찾고져 고요한 밤하늘에 구름에 달 흐르듯 가슴은 별이 되고 마음은 달이 되어 그림자 길게 늘이며 둘이 함께 걸으면 그대와 걷는 길 얼마나 좋을까 싱그러운 밤바람 한웅큼 손 안에 들고 그대와 가는 길 얼마나 기쁠까 믿음의 눈빛과 소망의 미소와 사랑의 속삭임으로 나를 감싸주니 오, 그대와 함께 꾸는 꿈 얼마나 행복할까! - 이경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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