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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실 만들기

ikangmin 2007. 12. 12. 16:36
암실을 만드는 것은 물론 예산이나 목적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하지만 기본적인 설계나 기본 품목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 따라 정해질만하다. (이것은 내 경험이나 지식을 기반으로 작성해본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오류, 혹은 의견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우선 장비에 앞서서 기본적인 설비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는 편의상 20x24인치 프린트에서 롤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A타입 암실과 11x14인치 프린트 이하의 작은 사이즈 작업을 할 수 있는 B타입 암실로 나누기로 한다. 굳이 나누는 이유는 역시 목적, 비용 문제, 그리고 공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작업실 수준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대량의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상업적인 프로랩의 경우라면 KODAK이나 AGFA, ILFORD 등에서 나오는 관련 전문 서적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1. 설비

1) 공통 설비
우선 암실 내에 기본적으로 수도가 들어와야 한다. 하수관도 설치가 되어있어서 급배수가 원활하고 싱크대 설비가 가능해야 한다. 모든 빛이 완전히 차단이 가능한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하며, 창문 유무를 떠나 환기가 가능해야 한다.

2) A타입 설비

- 공간 : 공간은 기본적으로 직사각형 형태가 적당하다. 2개의 긴 변 중 하나는 확대기와 장비를 놓을 수 있는 건조한 구역으로, 다른 한 구역은 싱크대를 비롯한 물과 접하게 될 구역이다. 긴 변이 최소 6m, 작은 변도 4m는 나와야 한다. 공간을 나눠서 만드는 경우라면 칸막이는 자석이 붙는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하면 나중에 롤지 프린트를 할 때 벽으로 노광을 줄 때 활용할 수 있다. 샌드위치 판넬도 종류가 많은데 실내 용도로 쓰는 것으로 한다. 이음새는 반드시 검은색 실리콘으로 마감한다. 한편 입구는 개인 암실이라도 일단 공간이 된다면 ㄹ, ㄷ자로 설계하는 편이 좋다. 공동암실인 경우 ㄹ, ㄷ자형으로 설계하고 각각의 입구에 암막지를 커튼으로 설치해두거나, 공간이 부족하면 암실용회전문을 설치한다.

- 싱크대 : 20x24인치 프린트를 하려면 20R 사이즈의 트레이를 최소 6개는 놓을 수 있어야 한다. 트레이의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정용 싱크대나 업소용 싱크대 1개로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싱크대는 직접 제작을 해야 하며, 원자재인 스텐레스스틸(STS)규격은 싱크대 모양에 따라 1,219 X 2,438 이나 1,524 X 3,048 으로 하고 두께는 최소 2mm 이상이면 적당하다. 싱크대의 높이와 수조 깊이를 잘못 설계하면 작업시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게 되므로 신체 사이즈를 충분히 고려하여 설계한다. 싱크대를 만들 수 있는 스테인레스(STS) 종류로는 STS 304나 STS 316이 있는데 STS 316이 부식이나 기타 화학 제품에 더 강한 성질이 있으므로 STS 316으로 제작하면 좋다. 스테인레스 자재를 취급하는 곳에서 구매하면서 작업을 의뢰하면 되는데 정확한 규격과 설계도면을 넘겨줘야 작업을 해준다. 싱크대 사이즈는 20R 트레이를 가로나 세로로 몇 개가 들어가고 수조 높이는 얼마가 되느냐에 맞춰서 결정해서 제작하면 된다. 롤지 처리에 관한 것도 고려하도록 한다. 폴리싱은 하면 보기 좋지만 안해도 그만이다. 싱크대는 반드시 20R 트레이의 사이즈와 개수를 고려해서 정한다. 최소 6-7개는 놓을 수 있어야 한다.

- 냉난방 및 환기 시설 : 이상적인 냉난방은 실내온도를 정확히 통제/조절할 수 있는 설비를 하는것이지만 사실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하다. 가능한 방식 중 추천하는 것은 역시 보일러와 에어컨이다. 대형냉난방기 같은 경우도 좋긴 하지만 설치/유지 비용이 문제다. 환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암실용 루버나 팬을 설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덕트 설비를 하는 것이다. 암실용 루버와 팬은 주로 Doran의 것을 많이 쓰는데 A타입 암실이라면 최소 대형 사이즈로 2개 이상 씩은 설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설치는 칸막이나 광을 차단한 창문 쪽으로 한다. 덕트라면 싱크대 바로 위에 자기 키를 고려하여 후드를 설치하고 칸막이나 창문 쪽으로 뺀다. 모터와 블로어는 가능한 실외에 설치해야 소음이 없다. 환기시설을 대충할 경우 작업시 냄새로 인해 상당히 힘들고 공기가 오염되어 좋지 않다.

- 작업대/수납 공간 : 확대기를 놓을 작업대는 칼라와 흑백 2종류의 헤드를 가진 확대기 2대를 놓을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작업대는 튼튼한 것으로, 공동암실이라면 확대기 양 옆까지 칸막이처럼 짜 넣으면 좋지만 개인 암실이라면 두꺼운 MMF상판에 조립식 다리로 된 일반 조립식 사무용 테이블이면 적당하다. 흔들림이 있을 수 있으니 최대한 수평을 맞춰서 잘 설치하면 된다. 싱크대 반대쪽에 일렬 혹은 ㄱ, ㄴ자로로 만들고, 마지막 싱크대 끝 건조기/건조대를 놓을 곳에도 설치한다. 참고로 작업대는 넓직하게 충분히 들어가야 편하다. 만일 대형 작업을 자주 할 계획이라면 확대기의 지주를 벽과 천장에 고정시킨다. 기본 베이스보드를 제거하고 베이스보드를 새로 짜되 그 베이스보드를 넣었다 뺐다 하며 상하로 움직일 수 있게 확대기를 놓을 작업대에 칸을 만들면 벽에 수평으로 노광을 주지 않고도 어느 정도의 롤지 프린트까지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수납공간은 기본적으로 20R 사이즈의 작업을 할 것, 그리고 장비들을 고려하여 큼직하게 마련하는 것이 좋다. 일반 조립식 앵글도 편리하긴 하지만 가능하면 열고 닫을 수 있는 것이 좋다.

- 암실 조명/암등 설치 : 암실 조명은 될 수 있으면 형광등을 피하는 것이 좋으나 작업 중 점등과 작업전 1시간 이내에 점등하는 것을 피한다면 괜찮다. 암등은 전구식이나 일반 8x10사이즈의 암등을 천장과 벽 상단에 고정하여 부착하되 확대기 작업대에서 최소 1.2m이상, 현상하는 싱크대에서 1.2m이상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정착 이후 과정을 처리하는 싱크대와 중앙을 위주로 설치하면 된다. 암등을 정상적으로 설치한다는 전제 하에 암실은 최대한 밝은 것이 좋다. 암실 내 암등 전체를 한 번에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통합한 스위치를 따로 만들어 둔다. 이외에 일반 스탠드 조명이 1-2개 있으면 유용하다.

- 수도 설비 : 수도관은 스테인레스 주름관을 추천한다. 그리고 수도는 반드시 정수 시스템을 갖추도록 한다. 정수 설비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것은 언더싱크 필터 시스템을 응용하는 것이다. 투명한 필터 하우징에 침전필터(1~10미크론)와 카본 필터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식으로는 2단계 필터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1차 침전필터로 5~10미크론 필터에 2차 카본이면 되는데, 원수관이 낡았거나 녹물이 나는 등의 악조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설치한다. 1차 침전필터에 5미크론, 2차 침전필터에 1~2미크론을 하나 더 끼고 3차로 카본을 하면 좀 더 낫다. 투명 하우징에 들어있는 침전필터는 이물질이 많이 걸러지면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터에 낀 이물질이 많아지면 교체하도록 한다. 일반적인 교체 주기는 주로 2개월에서 6개월 정도다. 보통 깨끗하다 느껴지는 수도물도 한 석 달이면 녹 등으로 인해 침전 필터가 누렇게 된다. 정수설비는 원수관에서 나온 최초의 수도관에 설치해야 한다. 온수기는 순간 온수기를 설치한다. 당연히 온수기로 들어가는 수도관도 정수필터를 거친 것이어야 한다. 여기에 예산상 가능하면 실험실에서 쓰는 정밀한 수온조절기를 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귀찮을 뿐 사용에 지장은 없다. (B&W 암실이라면 실내 온도만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수온은 일단 약품을 탈 때만 잘 맞춰주면 된다.)

- 바닥/벽/천장 : 암실은 기본적으로 물청소가 가능해야 하므로 이를 고려하여 바닥재료를 정한다. 개인암실의 경우 벽이나 천장색은 흰색이 좋다. 하지만 공동암실이라면 최소한 확대기 주변이라도 무광 검정으로 칠한다. 한편 암실은 가능한 밝은 암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3) B타입 설비

- 공간 : B타입 암실의 공간도 형태는 직사각형 형태가 좋으나 무관하고 내부 구성은 ㄱ자형이나 ㄴ자로 구성되어도 좋다. 긴변을 트레이를 놓아 인화 프로세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짧은 쪽에 확대기 하나를 놓을 수 있도록 한다. 입구는 빛이 새지 않도록 이중 문을 설치하거나 문 안팎에 암막지를 설치하는 등 빛이 새지 않도록 한다.

- 싱크대 : 11R 이하의 인화가 목적이라면 일반적인 가정용 싱크대나 업소용 싱크대 1개만 있어도 괜찮다. 다만 약품이나 물을 버리기 좋으려면 수조의 깊이가 깊은 것이 좋겠다. 중고 업소 주방기기 파는 곳에 가면 좋은 싱크대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가능하면 수전은 원활한 수세를 위해 샤워기 형태의 것을 갖춰놓도록 한다.

- 환기 시설 : 작은 암실의 환기는 암실용 루버나 팬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환기시설을 대충할 경우 작업시 냄새로 인해 상당히 힘들고 공기가 오염되어 좋지 않다.

- 작업대/수납 공간 : 본인이 사용할 확대기 1대를 놓을 수 있는 정도의 작업대면 된다. 다만, 흔들림이 없도록 단단히 고정되어야 하고 최대한 수평을 맞춰서 잘 설치한다. 싱크대와의 연결성을 고려하여 설치하면 편하다. 수납공간은 기성 제품 중에서 공간이 조금 크게 나뉘어진 것으로 놓으면 적당하다.

- 암실 조명/암등 설치 : 작은 암실이라면 조명은 천장에 하나만 있어도 된다. 마찬가지로 형광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나 작업 중 점등과 작업전 1시간 이내에 점등하는 것을 피한다면 괜찮다. 대신 스탠드 하나를 갖춰놓으면 좋다. 암등은 일반 8x10사이즈의 암등 한 두개를 천장과 벽 상단에 고정하여 부착하되 확대기 작업대에서 최소 1.2m이상, 현상하는 싱크대에서 1.2m이상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암등을 정상적으로 설치한다는 전제 하에 암실은 최대한 밝은 것이 좋다.

- 수도 설비 : 작은 암실이라도 수도는 반드시 정수 시스템을 갖추도록 한다. 수전에 직접 설치하는 것이라도 갖춰놓길 권한다. 온수가 나오면 좋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 예산상 순간 온수기나 수온조절기는 없어도 - 그런대로 암실 작업을 즐기는데는 지장이 없다. B타입은 보통 그 목적에서도 그렇고 예산이 많이 한정된 경우가 많다.

- 바닥/벽/천장 : 암실은 기본적으로 물청소가 가능해야 하므로 이를 고려하여 바닥재료를 정한다. 벽은 흰색이 좋다. 공동암실이라면 전부 혹은 최소한 확대기 주변은 무광 검정으로 칠한다.


설비는 이 정도면 되겠고 장비를 살펴보자.


2. 장비

1) 확대기 : 확대기는 암실 장비 중 가장 큰 물건 중 하나다. 그리고 1인이 사용한다면 거의 고장날 일 없이 평생을 쓰는 장비기 때문에 일단 처음 구매할 때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 경제적인 선택이다. 헤드의 선택은 개인의 취향이나, 충분히 공부를 한 후 종류별로 경험을 좀 해본 후에 선택해야 한다. 타인의 어설픈 한두 마디 말만 믿고 선택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만 섀시(지주 혹은 본체)의 경우는 확실히 Beseler, Omega, Durst가 좋다. 다양한 옵션을 위해서라도 이것들을 권한다. 그리고 사이즈는 본인이 쓰는 것보다 한 단계 큰 것을 사도록 한다. 중형을 사용한다면 4x5포맷까지 가능한 것을 사는 것이 좋다. 중고를 살 때는 필히 섀시가 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케리어는 가능한 종류별로 갖추는 것이 좋다.

2) 확대 렌즈 :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확대기가 아무리 좋아도 렌즈가 성능이 떨어지면 사진 퀄리티도 떨어진다. 렌즈는 확실히 apo렌즈가 좋다. 돈이 좀 들더라도 중고 렌즈를 사지 말고 새 렌즈를 사서 잘 보관하며 쓰는 것이 제일 좋다. 80mm 이하의 apo 렌즈들은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다. Rodenstok이나 Schneider의 것들을, 특히 apo렌즈를 추천한다. 한편, 사용하게 될 렌즈는 반드시 조리개별 테스트를 거친 후 사용해야 렌즈의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무조건 조이라거나, 무조건 2스텝 조이라는 등의 말은 무시한다.

3) 타이머 : 타이머는 종류가 많은데 특별히 고려할 것은 없다. 100초이상 노광이 되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다. 다만, 냉광식(cold light)헤드를 쓸 생각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타이머가 헤드의 inductive loads(유도부하)를 받아주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보통 500w정도는 받아주는 것이 좋다. 작업 상 편의를 위해 초 단위 알람 기능이 있는 타이머, 그리고 풋스위치가 있는 것이 편리하다.

4) 자동 전압 조정기 : 자동전압조정기(AVR)은 전압이 일정치 않은 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하 작업실에서 인화를 하는데 위층에서 에어컨을 튼다거나 하는 일이 있으면 그 전압이 일정하게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확대기 램프의 밝기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노광이 일정치 않게 된다. 그리고 다른 기기 역시 안정성이 떨어지게 된다. 자동전압조정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한 전압을 유지해주어 기기들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대형 드라이마운트 프레스가 있다면 5KVA 이상의 것을, 그렇지 않다면 2-3KVA면 어지간한 정도는 모두 연결하여 쓸 수 있다.(장비의 스펙을 확인하여 용량을 정해야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여기에 연결하는 멀티탭도 접지가 되는 것을 사용하고 멀티탭의 용량도 확인한다.

5) 이젤 : 이젤은 Saunders와 Beseler의 4날 이젤을 권한다. 크기는 12R, 14R, 16R, 20R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12R or 14R에 20R을 가지고 있으면 편하다. 벽에 롤지 프린트를 할 경우라면 수평을 맞춘 철판이나 자석이 붙는 스텐레스 스틸 판을 벽에 박아두었다가 프린트할 때 자석으로 이젤을 대신해서 쓰면 좋다. 진공이젤(Vaccum Easel)은 인화지 중앙이 뜨지 않게 완전히 밀착시켜주는 것인데 20R 작업을 많이 하거나, 롤지 작업을 더 정교하게 하고자 한다면 권할만하다. 다만 중고든 뭐든 기성품을 찾기 어렵고 특히 사이즈가 맞는 대형의 진공이젤은 정말 찾기 힘들다. 크기가 안맞더라도 구한 후에 이젤부만 새로 제작을 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6) 포커스 스코프/그레인 포커서 : 프린트를 할 때 눈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불확실하다. 가능하면 좋은 포커스 스코프/그레인 포커서를 갖추는 것이 좋다. 좋은 것은 입자까지 정확하게 판독이 가능하다. 초점을 흐린 사진 등도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Peak, Omega의 제품이 고가이긴 하지만 추천한다.

7) 밀착기 : 밀착기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기성품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자작할 수 있는 물건이다. 11R 이상의 물건은 비싸지만 8r은 저렴하니 괜찮고, 유리와 스폰지 관리만 잘 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8) 칼라 애널라이저/노출계/농도계 : 칼라 프린트를 한다면 애널라이저가 있어야한다. Omega Colorstar 시리즈를 많이 사용한다. 노출계는 필수라기 보다는 선택이다. 일반 노출계에 비해 무척 간단한 기능만을 가지고 있고 값도 저렴하다. 덴시토미터는 칼라와 흑백, 반사와 투과식이 있는데 모두 다 되는 것은 너무 고가라 어렵고 가능하면 흑백투과식 하나 정도는 갖추는게 좋다. 제대로 활용하면 필름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가능해지고 존 시스템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X-rite의 제품을 추천한다.

9) 얼라인먼트 장비 : 확대기와 렌즈가 아무리 좋아도 수직, 수평 정렬이 되지 않았다면 선예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확대기 얼라인먼트가 중요한 이유는 거의 모든 확대기는 사용하다보면 연결 부위가 느슨해지는 등 기기가 틀어져 수직, 수평이 맞지 않게 된다. 특히 여러 손을 거친 확대기라면 얼라인먼트가 맞을 리가 없다. 그리고 혹 핀이 맞더라도 선이 수렴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비가 없더라도 약간의 수고와 재료로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전 영역에서 완전히 맞은 것이 아니라면 매번 테스트를 볼 수도 없다. 때문에 Versalab의 제품처럼 레이져 빔을 사용하여 맞추는 제품이 가장 좋으며 Beseler나 기타 제조사의 것들도 없는 것보다 낫다.

10) 필름/프린트 프로세서 : 우선 필름 프로세서는 갖추는 것이 좋다. Jobo나 Ilford 등에서 나온 것들을 주로 쓰는데 현상의 일관성을 위해 갖추길 권한다. 대량 인화를 하거나, 혹은 칼라인화를 한다면 인화기도 20R 이상의 것을 갖춰놓으면 좋다.

11) 탱크/릴 : 탱크와 릴은 프로세서에 맞게 갖추면 된다. Jobo의 것들은 다양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저렴하지는 않기 때문에 처음에 갖출 때 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사두는게 좋다. 약품 때가 끼거나 누렇게 변색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주도록 한다.

12) 트레이/항온기 : 트레이는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구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바닥부분이 수조 안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은 피한다. 자신이 작업하는 인화지 사이즈보다 하나 큰 것이 작업하기 편리하다. 트레이가 절대 서로 섞이지 않도록 표시를 해둔다. 특히 개인 암실이 아닐 때는 눈에 띄게 표시를 해두고 작업이 끝나면 잘 닦아두도록 한다. 항온기는 온도조절 폭이 넓고 정확하게 작동되어야 하는데 사실 가장 필요한 듯 하지만 흑백은 다른 방식(실내 온도 유지 등)이 낫고, 칼라는 인화기를 사용하는 등 실제로는 작업에 쓰이는 경우가 별로 없다.

13) 집게류 : 인화 집게는 금속보다는 비금속이 좋다. 각 단계별로 모두 갖춰두고 표시를 해서 섞이지 않게 한다. 필름 건조 집게는 스테인레스 제품이 낫다. 가능한 필름에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 집는 힘이 강한 것을 고른다.

14) 온도계와 계량기(비이커 등) : 가능하면 사진용품점에서 파는 것보다는 실험기기 판매하는 곳에서 구한다. 그리고 유리제품이 플라스틱보다 정확한 경우가 많은데 깨지기 쉬우므로 주의한다.(특히 수은 온도계) 약품을 타는데도 필요하고 다양하게 쓸 일이 많으므로 여유있게 좋은 제품으로 구해둔다. 플라스틱의 경우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구하는 것이 결국 이득이다. 사용할 경우는 꼭 수평이 맞는 곳에서 쓰는게 좋다. 비이커와 메스실린더, 주사기와 스포이드가 있으면 편리하다. 온도계는 2개 이상 갖춰놓고 상시 비교 가능하게 한다.

15) 암백 : 암백은 가능한 큰 사이즈를 구해야 작업이 수월하다. 지지대가 없어 축 쳐지는 형태의 암백은 손 움직임에 불편이 있다. 비싸더라도 Harrison의 Changing Tent를 추천한다.

16) 필름/인화지 수세기 : 필름 수세기는 특별히 없어도 괜찮은데 인화지 수세기는 있는 것이 좋다. Siphon이나 트레이에 연결된 제품들은 11R 이하의 프린트를 수세하기 좋고, 대형 Achival Washer는 16R, 20R FB인화지의 수세에 필요하다. 만일 수세기를 구비하지 못한다면 수전은 반드시 샤워기처럼 분사되는 걸 사용하도록 한다. Siphon은 KODAK의 것을 추천하며 대형 Achival Washer는 Arkay, Cachet, Gravity Works등에서 나오는 아크릴, 스테인레스 스틸 등으로 된 것들이 있는데 재료와 사이즈에 따라 가격이 수백 달러에서 2천 달러 이상까지 다양하니 참고한다.

17) 스퀴지 : 필름 스퀴지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photo-flo처리가 된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인화지의 경우는 사용하면 좋은데 특히 FB 인화지의 경우는 조심스럽게 사용하도록 한다. 대형 사이즈를 구하기 힘들다면 자동차 와이퍼도 한 번 실험해보는 것이 좋다.

18) 필름/인화지 건조기 : 필름 건조기는 Jobo, Delta, Arkay등 외국 제품이나 국내 대진 것을 많이 쓴다. 먼지와 시간 문제 등 확실히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다. 인화지 건조기는 가능하면 자연건조를 권한다. Zone VI의 건조대처럼 아카이벌 처리가 된 망(유리섬유 등)을 사용한 것을 쓴다. 20r이상의 사이즈로 갖춰둔다. Blotter Book/Archival Dring Book은 생각보다 비싸고 거의 반 건조가 된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19) 드라이 마운트 프레스 : 드라이 마운트 프레스를 건조용이나 FB인화지를 피는 용도로 쓰려면 안 사는 것이 낫다. 제대로 쓰려면 아예 Seal의 500T처럼 20R 이상의 큰 것을 산다. 건조용이나 FB인화지를 펴는 용도라면 그냥 크롬 코팅된 것을 11R 이상짜리로 갖고 있는 것이 낫다. 단, 사용할 때는 중성 매트 사이에 넣고 사용한다.

20) 페이퍼 세이프 : Film/Parer Safe(빛을 차단하는 인화지 보관함)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관리만 잘 한다면 인화지 박스 채로 보관한다고 해서 빛이 새거나 하지 않고, 작업하는데 불편한 점도 없다.

21) 약품 저장통 : 약품을 타서 보관하는 습관에 따라 용도에 따라 잘 갖춰두는 것이 좋다. 불투명하고, 마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약품은 통에 가득하게 담아두는 것이 오래 보관할 수 있으므로 주름통을 사거나 다양한 사이즈로 구비해놓는 것이 좋다.

22) 네거티브 슬리브/보관함 : 필름 보관 화일은 반드시 중성처리가 된 것으로 쓴다. 화일 박스는 밀폐형을 쓰고 역시 중성을 쓰는 것이 좋다. 작업이 많이 쌓일수록 분류를 잘해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관리에 신경을 쓴다.

23) 루뻬/라이트 박스 : 라이트 박스는 색온도가 5000k로 일정하고 빛이 고르며 최소 11R 이상의 것이 좋고 루뻬는 직접 확인하고 사도록 한다. 굳이 고가의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정확히 판독이 가능한 정도로 고른다.

24) 매트 커터/트리머 : 드라이마운트를 직접한다면 매트 커터는 필수다. 트리머는 안전한 로터리트리머로 가지고 있으면 편리하다.

25) 리터칭 용품 : B&W 리터칭 용액은 현재 유일하게 인정 받는 Spotone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생산/판매되지 않는다. 다른 Berg, Marshall, Spot-pen 등은 인화지에 잘 스며들지 않고 얼룩이 남거나 반사각에 따라 자국이 남으니 주의한다. 칼라 리터칭 용액 역시 제대로 스며들고 자국이 남지 않아야 한다. 흑백의 경우 먹은 잘 스며들기는 하지만 토닝을 한 프린트의 경우 작업이 불가능하고 변색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붓은 0호나 00호 등 가장 가는 것을 쓰되 빳빳함이 유지되는 것이 좋다.

26) 냉장고 : 냉장고는 약품의 저장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여름철 물 냉각을 할 수 없는 경우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여름철 수도물의 기본 온도가 20도를 넘기 때문에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냉수가 필요하게 된다. 온도 조절이 어려운 얼음보다는 냉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온도 조절에 유리하다.


이상이 작업실(암실과 명실)에서 필요한 장비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물품들이 있을 수 있다. 덧붙여 명실에는 프린트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도록 5000k 조명을 갖춰두면 좋다.

개인 암실이 아닌 공동 암실인 경우 약간의 설비와 장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공동암실에서 중요한 것은 컬러 암실과 흑백 암실의 분리와 함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노광을 주고, 그 가운데 누군가 프린트를 들고 나오거나, 혹은 싱크대에서 프린트를 처리하고 있더라도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름현상실을 암실과 따로 갖춰야 하고 사용 매뉴얼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사실 위 장비나 시설을 새로 갖추는데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매우 크다. 특히 장비는 잘못되더라도 교체하기가 수월하나, 설비는 교체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설계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장비는 당연한 얘기지만, 중고로 살 경우 공동 암실이나 학원 등에서 여러 손을 거친 물품보다는 손이 덜 탄 물건이 좋다. 사실 개인이 혼자 사용할 것이라면 위의 것들은 어지간해서는 고장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장비이므로 상태가 좋지 않은 저가 물품보다는 상태가 좋은 물건을 제 값에 사는 것이 결국 이득이다. 그리고 설비나 장비 모두 사진전용 물품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그 용도에 따라 가장 성능이 좋고 믿을만한 것이 어느 분야의 것이며 어느 제조사의 것일지에 포인트를 맞추면 더 좋은 물건을 어쩌면 더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 출처 : 포클 MOONs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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